2022. 1. 3. 328호 새해를 맞이하며 비슷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새해가 주는 느낌은 항상 낯설곤 합니다. 어떤 해의 시작은 기대로, 또 어떤 해는 걱정과 막막함이 앞을 가로막기도 합니다. 그러다 지난해의 연도를 실수로 적는 일이 줄어 들 때쯤, 그 모든 낯선 기대와 두려움은 무덤덤한 하루로 마무리되어갑니다. 여러분은 어떤 한 해를 시작하셨나요? 작년과 올해를 어떻게 구분 짓고 계신가요? 어디서 어떤 시작을 하고 계시건, 멀리 있을 당신께 따뜻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러한 자애의 마음이, 서로에게 좋은 도반의 연(緣)으로 닿기를 바랍니다. contents
| 수행법담 | 도반, 선우가 수행의 전부다 좋은 스승님들, 좋은 도반들이 함께하기를 빨리어로 깔리아나 미따, 즉 수행하는 데 있어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은 중요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본인과 같은 스승을 선우라 표현하시며, 그 중요성을 '도반은 수행의 전부'라고까지 표현하셨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스승이나 도반에게 의존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우선 스스로 바른견해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바른견해를 기반으로 현상을 이해하고 수행할때 스승이나 도반은 나를 객관적으로 검증해줄 수 있는 '의지할 만한 존재'가 되어줍니다. 상호 탁마를 통한 수행의 발전은 전통 승가가 유지되어 온 원동력이자 스님들이 승가를 의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도와주고, 또 도움을 받아 가며 서로의 수행을 객관적이고 탄탄하게 이끌어 나가는 과정이 좋은 도반과 함께하는 이로움인 셈입니다. *수행법담을 요약한 내용입니다. 💬 반조일기 8 도반, 그리고 외로움 글 月定 홀로 있기 힘든 날 요즘 혼자 가만히 있으면 젊음이 사라져가고 있는 게 아쉽고 내 존재의 개성이 옅어져 가는 게 두려워서 가끔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날이 있는데 이런 것들을 보면 존재에 대한 갈애를 바탕으로 실현 못한 불만족이 직접적인 두려움이나 성냄으로 드러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경향은 꾀 오래전부터 형성되어왔고 자라온 시기별로 표면에 드러난 대상이 다르게 나타났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릴 때는 부모님에게 혹은 형에게 크고 나서는 여자친구 옆에 있으면서 나 자신이 존재하고 있음을 끊임없이 확인받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혼자 잘 지내다가도 갑자기 외로움이나 우울감이 터져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땐 여지없이 괴로운 느낌을 느낍니다. 자려고 누웠을 때 외로움이 올라오면 괴로운 느낌을 배경으로 삼아서 호흡을 관찰합니다. 그러면 즉시 괴로움이 사라지지는 않아도 잠을 설치지 않고 잘 수 있습니다. 깨어있을 때는 좌선하러 올라가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마음이 차분해지면 괴로움의 맨 느낌을 번뇌에 끌려다니지 않고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행하겠다는 의지도 잃고 무기력하게 하루를 보낼 때도 있습니다. 솔직함이 면죄부가 되어주지는 못해도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솔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함이 업의 면죄부가 되어주지는 못해도 도반들이 나의 문제를 알고 있어야 번뇌가 폭발해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하고 큰 문제가 생기기 전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솔직함의 중요한 역할은 스스로 문제를 객관적으로 통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정리되지 않은 번뇌의 경우 괴로움은 있는데 구체적인 문제의 원인이나 발생 조건을 객관적으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솔직하고 싶어도 솔직해지지 못하고 중언부언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정리된 내용을 이야기 하는 것은 그것만으로 스스로 해결책을 찾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저의 좋은 도반들은 저의 행동 속에서 이상행동을 잘 감지해 줍니다. 보편적인 경우에는 탐욕이나 성냄이 올라오면 제가 먼저 주제를 꺼내놓고 토론하곤 하는데, 알리고 싶지 않은 탐욕이나 성냄이 있을 때는 숨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이야기 할 때 말투나 행동 패턴이 평소와 다른 것을 감지하고 그 속에서 어떤 성냄이나 탐욕이 있는지 같이 이야기해봅니다. 그러한 과정은 기분 나쁘고 받아들이기 싫지만, 시간이 지나면 고마운 마음이 생깁니다.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아도 도반이 있으면 좋지만, 그것이 항상 한 것은 아닙니다. 도반의 번뇌를 보면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많고 한가지 사건에 대해서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서 의견충돌도 생깁니다. 그러나 여러 도반이 법의 관점에서 나름 이해한 이야기들을 귀담아듣다보면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새롭게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런 법담을 거듭해서 거치다 보면 삶의 시야가 넓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의존하지 않고 출가하고 나서 한 결심이 있는데 절대로 의존적인 관계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에 알게 된 사실인데 여전히 스승과 도반에 의존하고 있고 거기에 기대는 마음이 큰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현실은 아직 스승과 도반의 보호가 많이 필요한 시점인데 그런 것들까지 미처 보지 못하고 '나는 독립적인 사람'이라고 자만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스승과 도반이다 보니 이런 존재들이 평생 옆에서 나를 보호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저도 잘 모르는 사이에 생겼습니다. 그럼에도 독립성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화합 승가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서 어떤 것이 의존이 아니라 의지하는 삶인지 행동 속에서 잘 살피기로 했습니다. 💬 반조를 돕는 경전구절 절반 경 S45:2 번역 초기불전 연구원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삭까에서 나가라까라는 삭까들의 성읍에 머무셨다. 2. 그때 아난다 존자가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께 절을 올리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아난다 존자는 세존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3. “세존이시여, 좋은 친구와 사귀는 것, 좋은 동료와 사귀는 것, 좋은 벗과 사귀는 것은 청정범행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그렇게 말하지 말라, 아난다여. 그렇게 말하지 말라, 아난다여. 좋은 친구와 사귀는 것, 좋은 동료와 사귀는 것, 좋은 벗과 사귀는 것은 청정범행의 전부이다. 아난다여, 비구가 좋은 친구와 사귀고 좋은 동료와 사귀고 좋은 벗과 사귀면, 그는 여덟 가지 구성요소를 가진 성스러운 도를 닦을 것이고 여덟 가지 구성요소를 가진 성스러운 도를 많이 [공부] 지을 것이라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4. “아난다여, 그러면 비구가 좋은 친구와 사귀고 좋은 동료와 사귀고 좋은 벗과 사귀면 어떻게 여덟 가지 구성요소를 가진 성스러운 도를 닦고 여덟 가지 구성요소를 가진 성스러운 도를 많이 [공부] 짓는가? 아난다여, 여기 비구는 떨쳐버림을 의지하고 탐욕의 빛바램을 의지하고 소멸을 의지하고 철저한 버림으로 기우는 바른 견해를 닦는다...바른 사유를 닦는다...바른 말을 닦는다...바른 행위를 닦는다...바른 생계를 닦는다...바른 정진을 닦는다...바른 기억을 닦는다...바른 삼매를 닦는다. 아난다여, 이와 같이 비구가 좋은 친구와 사귀고 좋은 동료와 사귀고 좋은 벗과 사귀면 이러한 여덟 가지 구성요소를 가진 성스러운 도를 닦고 여덟 가지 구성요소를 가진 성스러운 도를 많이 [공부] 짓는다. 5. “아난다여, 다음과 같은 방법을 통해서도 좋은 친구와 사귀는 것, 좋은 동료와 사귀는 것, 좋은 벗을 사귀는 것은 청정범행의 전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난다여, 나를 좋은 친구로 삼아서, 태어나기 마련인 중생들은 태어남으로부터 벗어나고, 늙기 마련인 중생들이 늙음으로부터 벗어나고, 병들기 마련인 중생들이 병으로부터 벗어나고, 죽기 마련인 중생들이 죽음으로부터 벗어나고, 근심, 탄식, 육체적 고통, 정신적 고통, 절망에 빠지기 마련인 중생들이 근심, 탄식, 육체적 고통, 정신적 고통, 절망으로부터 벗어난다. *이 경은 초기불전 연구원에서 번역한 것입니다. 💬 제따와나를 청정하게 제따와나선원은 후원으로 운영됩니다. 모든 존재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부처님의 바른 법을 수호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제따와나선원을 외호 해 주시는 후원회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인연 공덕으로 모든 괴로움을 소멸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 (클릭하시면 보시자 명단을 볼 수 있습니다.) 🌷 정기후원회원 💬 보시 모연 안내 <부처님 열반상과 죽음을 기억하는 수행공간 조성을 위한 불사모연> 제따와나선원에서는 '순냐따 위하라'에 부처님 열반상을 조성하여, 열반상을 중심으로 선원에서 인연 맺은 불자님들의 이름을 새기고 그들의 공덕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그분들이 언젠가 열반에 이르기를 기원할 뿐 아니라 자기 자신 또한 언젠가 늙고 병들어 죽을 수밖에 없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수행하는 공간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행자님 승복보시 모연> 이번 동안거를 끝으로 행자님은 제따와나선원의 아홉 번째 스님이 됩니다. 제따와나선원의 행자님이 스님이 되면 필요한 승복 일체를 준비하기 위한 보시금을 모연합니다. 출가자의 네 가지 필수품 중 하나인 승복 보시에 많은 참여 바랍니다. *** 국민은행 084001-04-178162 자율보시 대한불교조계종 제따와나선원 *** 입금시 입금자명을 [홍길동승복보시]와 같이 설정해주시거나, 문자로 보시 내용과 입금자명을 보내주세요. 문자 보내실 번호 : 033-262-4812 💬 선원 풍경 동짓날 법회 Date 12. 22. Photo 月安 개인의 정체성과 기억 무아지만 개인의 정체성은 있습니다. 마음은 조건 발생이기에, 앞의 마음을 조건으로 뒤의 마음이 일어나며, 그렇기에 여기에는 일관된 흐름, 일종의 정체성이 있습니다. 이런 마음의 흐름들이 ‘기억’되어 자기 정체성이 만들어집니다. 이 정체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모습입니다. 형성된 법이기에 변할 수 있는 것이지요. 즉 개인의 특질적인 정체성은 있지만 거기에 변치 않는 실체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아’를 잊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공덕을 짓고 계를 지키면서, 현재 자신의 모습을 잘 성찰하고, 해로운 마음을 버리고 유익한 마음을 계발하려고 애써야 합니다. (반조) 이런 선한 마음의 건강한 자기 정체성이 완성되면 그것이 성자의 경지입니다. 출처 제따와나선원 유튜브 뉴스레터가 재미있고 유익했나요? *피드백은 뉴스레터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제따와나선원 뉴스레터 328호 모든 존재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따와나선원 강원도 춘천시 남면 윗박암길53 t: 033-262-48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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