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작년에 온라인 중도수행에 참가했습니다. 다른 분들의 수행질문과 반조를 들으면서 많이 배웠어요. ‘아, 저렇게 자기 경험을 법으로 정리 하는구나.’ 반조 시트지를 주시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법문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해보고 삶으로 가져올 수 있게 해 주니까요. 그런 부분들 때문에 선원에 올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법문에서 슬픔도 화라고 하셨는데요. 산책할 때 연못을 지나는데 여름에 꽃도 많이 피고 푸르렀는데, 가을에 보니 시들어있는 겁니다. 그걸 보는 순간 슬픔이 올라왔는데, 연꽃을 계속 보고 싶은데, 시들어버리니 불만족이라는 슬픔으로 나타나는 이게 화구나 알았습니다. 밖에서라면, ‘아, 연꽃이 졌네. 슬프다. 세월이 무상하다.’ 이런 식으로 이어 갔을텐데, ‘아, 이건 슬픔이고, 슬픔은 화라는 번뇌지.’ 이렇게 인식하는 순간,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사랑하지도 미워하지도 않는 사람, 미워하는 사람에 대해 자애를 보내는 수행을 했는데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애를 보내면서 ‘그가 행복하기를’ 문구를 되뇌었을 때, 마음이 불편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집착하는 마음이 강하게 들러붙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방향으로 바란다고 해도 ‘너만은 꼭 이렇게 되어야 해.’ 하고 상황이나 변수를 고려하지 않는 ‘고집’이고 ‘집착’이니 제 마음이 답답해지며 평온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저에게 자애를 보낼 때도 ‘내가 행복하기를’이라는 말이 와 닿지 않았습니다. 행복이라는 단어가 외부 의존적이고 감각적으로 들뜬 느낌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스님이 ‘괴로움이 소멸되기를’ 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오히려 그 표현이 와 닿았습니다. 

미워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자애는, 보통 안 보내진다고 하시는데 저는 그 사람에게 자애를 보냈을 때, 묶여있던 마음이 풀리는 느낌이었어요. 마음이 시원했어요.

중립적인 대상은 이 마을에 살고 계신 분 들이었는데요. 저는 제 감정이 중립적이라 생각하고, 자애를 보내려는데 마음에 화가 있다는 걸 알았어요. 마을을 산책하면서 시위를 했던 자국들을 봤어요. 그걸 보면서 이야기도 나눠보지 않은 그 분들에 대해 편견과 감정이 생겼던 건데요. 자애라는 방향성을 갖고 있으니 화가 인지된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이 행복한 모습을 생각했어요. 인생을 험난하게 살았기 때문에 ‘편안해지기를.’, 고통이 많으니까 ‘괴로움이 소멸되기를.’ 이런 식으로 보내면서 제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리고 정말 그 사람이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자애를 보낼 때 평온한 마음으로 대상에 대해 지혜롭게 발원하는 것이 자애 같습니다. 

친구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데 부딪쳤어요. 그 전에는 ‘그건 니 생각이지.’하고 좀 짜증이 났고 서로 좁혀지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에 그 친구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서 마음이 아팠어요. 전에는 제 생각으로 해석이 되어서 제 감정으로만 치달렸다면, 제 것이 내려놔지고 그 사람 마음이 그대로...

다른 분들이 힘들다고 하신다는 데. 저는 그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어떤 존재가 고통스러워하는 걸 보면, 당연히 그 존재가 고통스럽지 않기를 바라게 되잖아요. 그처럼 저라는 존재 안에 고통이 많다는 걸 인지하면 연민심도 들고 또 그 고통이 소멸되기를 바라게 됩니다. ‘내가 지혜로워지기를’, ‘모든 괴로움을 소멸하기를’. 이렇게 발원하는 것이요. 내 존재의 선한 가능성을 따뜻한 마음으로 인정하는 것이기에 나를 향한 자애가 좋았습니다. 나중에는 느낌이 발달하면서 그냥 ‘행복하기를’이라고 발원해도 마음에서 큰 걸림 없이 따뜻함으로 할 수 있게 됐어요. 

은은하면서도,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이요. 그 느낌이 저를 안정시켜 주더라구요. 그리고 존재를 향해 열린 느낌이요.  

자애를 느낌적으로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자애의 부드러움이나 평온한 느낌에 대한 인지가 커진 것 같아요. 예불 시간에 자애경을 읽으면, 앉으나 서나 누워서나 자애의 마음을 잊지 말라고 하잖아요. 그걸 처음 읽었을 때는, 앉으면 앉는 거고, 서면 서는 거고, 누우면 눕는 거지, 거기에 무슨 자애인가 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여기에 와서 자애의 느낌에 익숙해 지다보니 자애 수행이 깊어지면, 부드럽고 온화한 마음이 이렇게 어디서나 지속될 수도 있는, 생활에 깊이 베어들 수 있는 이런 의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따와나선원은 후원으로 운영됩니다. 모든 존재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부처님의 바른 법을 수호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제따와나선원을 외호 해 주시는 후원회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인연 공덕으로 모든 괴로움을 소멸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

🌷 정기후원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