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애를 보냅니다
|관계를 벗어나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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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애에 대해서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미뤄오던 자애에 대해 어색함과 귀찮음을 밀어내고 자애를 보냈습니다. 생각나는 사람들―그중 아픈 사람들, 그리고 안 아파도 가까운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자애를 보냈습니다.
우리가 바깥에 살면서 남을 챙긴다는 것은 가끔 생각나면 연락해서 안부를 묻고 가까운 사이면 약속을 잡아 같이 밥을 먹기도 하고 아프다고 연락받으면 제일 먼저 달려가 주는 것으로 드러나지만, 지금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자애를 보내는 것뿐이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묻어두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말까지는 힘들어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여전히 세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주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도움이 되었습니다만 두 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하나는 해결된 것 같은 문제가 머지않아 재발하는 상황과 둘째는 내가 상대에 대한 애착이 생겨서 안절부절못하게 되는 문제였습니다. 내가 무언가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자만과 문제의 근본을 꿰뚫어 보지 못한 어리석음 혹은 탐욕이 ‘도움’이라는 본질까지 흐리게 만든 셈입니다. 몇 차례의 시행착오와 꾸중을 듣고 나서야 버선발로 뛰어나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차분히 생각한 뒤 행동하기로 했습니다. 그런 다음에 신발을 온전히 신고 도와줘도 늦지 않다는 것, 그리고 때로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멀리서 기다려 주거나 적절한 때 경책해 주는 것이 서로에게 더 이롭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DATE 2022.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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