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들이여, 나는 알고 보는 자에게 번뇌가 멸진한다고 말하지,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자에게 번뇌가 멸진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무엇을 알고 보기 때문에 번뇌가 멸진하는가? 비구들이여, ‘이것이 괴로움이다.’라고 알고 보기 때문에 번뇌가 멸진한다. ‘이것이 괴로움의 일어남이다.’라고 알고 보기 때문에 번뇌가 멸진한다.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이다.’라고 알고 보기 때문에 번뇌가 멸진한다. ‘이것이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 닦음이다.’라고 알고 보기 때문에 번뇌가 멸진한다.”

번뇌의 멸진 경 s56:25 

올해는 소임을 맡으면서 이제 막 계를 받은 새 스님들과 일하게 되었습니다. 스님들이 수행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수행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돌아보게 됩니다. 인간관계로 힘이 들 때는 자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매일 밤 면벽하고 무조건적인 자애수행을 실천해서 괴로움을 정면으로 돌파한 이야기나 속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도 오온으로 볼 뿐 실체화하지 않는 도반에게 감사해하는 수행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생생한 법담을 듣다보니 어떻게 이렇게 단순하지?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단순해질 수 있는 것은 바른 견해때문 인 것 같습니다. 

사성제의 견해를 통해 법을 본다

인간관계에서 상대가 잘못한 것이고 나는 해를 입었다고 여기면 일단 억울하고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생각이 복잡해졌습니다. 복잡한 생각을 따라가서 실체라고 느끼다가 고성제의 견해를 통해서 보면 화라는 법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멈춥니다. 

고성제의 견해를 통해서 보면 상대를 보는 대신 자신의 마음을 봅니다. 단순하게 이건 화라고 알고 화를 인정합니다. 고성제의 견해는 나라는 존재는 물질과 정신의 법이고 무상하고 괴로움이며 무아라는 진리에 대한 견해입니다.

남의 잘못을 밝히기를 원하면 알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 신경 쓰이는 것도 늘어납니다. 그렇게 하면서 해로운 마음을 반복하여 상처를 입는 것은 자신이고 간혹 남의 잘못이 밝혀진다 해도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남이 잘못한거라 밝혀지면 괴로움이 사라질 줄 알았는데! 왜 그런것일까? 대상이 변해도 자기 마음에는 여전히 집착이 작용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집성제의 견해를 통해서 보면 집착이라는 해로운 법이 괴로움의 원인인데 그릇된 노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괴로움을 일으키는 실상인 집착이 작용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그래서 집착을 보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의도적으로 집성제의 견해로 보려고 노력을 해야만 집착을 알고 볼 수 있었습니다. 

집착을 보면 놓을 수 있었고 평온해졌습니다. 남의 잘못에 집착하여 보지 못했던 자신의 말과 행동을 보게되었고 조금씩이나마 바꾸어 나가며 오히려 괴로움에서 벗어났습니다. 멸성제의 견해는 해로운 법들이 버려지면 괴로움이 소멸한다는 진리의 견해입니다. 이 전에는 내가 나서서 괴로움을 해결하려고 했었는데 멸성제의 견해를 통해서 보니 내가 괴로움을 소멸한 것이 아니고 집착이 소멸할 때 괴로움이 소멸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괴로움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다면 멸성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남의 잘못때문에 내가 괴로움을 겪는 다고 생각할 때는 바른 견해로 보려는 시도조차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폭류에 역행하는 심정으로 의도적으로 바른 견해로 보기를 시도할 때 괴로운 느낌이 일어났습니다. 나라는 것의 껍질이 벗겨지고 데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이 번뇌의 저항으로 생기는 비세속적인 괴로운 느낌이었습니다. 한 번, 두 번 이렇게 나라고 느껴지는 그 무언가의 한계를 넘어가면서 몸과 마음이 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도성제의 견해를 통해서 보면 바른 견해가 작용하는 것이고 견해가 바로 세워지면 바른 사유, 바른 말과 행동, 바른 생계, 바른 정진, 바른 기억, 바른 삼매는 자연스럽게 일어났습니다. 팔정도가 실제로 작용하기 때문에 괴로움이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계발해야할 진리라는 것도 이해합니다. 도성제의 견해는 유익한 법들과 팔정도가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도닦음의 진리라는 견해입니다.